[경향신문]
ㆍ한은 ‘하반기 금융안정 보고서’
60대 이상 노인인구의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다. 700만명이 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본격적으로 고령층에 들어서면서 은퇴 후 노후 준비 차원에서 임대부동산에 투자하거나 자영업을 하기 위해 차입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고령층은 소득에 비해 빚이 많은 탓에 향후 한국 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017년 이후 정부의 대출규제가 강화된 이후에도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3분기까지 9.9%의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50대(4.4%), 40대(3.3%), 30대 이하(7.6%)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60대 이상 가계대출 9.9% 증가
부동산·자영업 위해 차입 늘려
상환 어려워 ‘경제 리스크’ 우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현재 가계대출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8.1%에 달한다. 차주 1인당 평균 대출금액은 7900만원이다.
고령층의 주된 대출 목적은 부동산이다.
부동산임대가구의 금융부채에서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금액 비중은 2013년 19.7%에서 2018년 27.4%로 증가하며 나머지 연령대의 감소 추세와 대조를 이뤘다. 자영업도 주요인이다. 자영업자 보유 가계대출 중 60대 이상 비중은 2012년 16.0%에서 올해 3분기 21.7%로 상승했다.
한국의 고령층이 대출에 기대는 또 다른 이유는 ‘현금 부족’이다. 65~74세 노인의 총자산 가운데 금융자산 비중이 한국은 17.3%로, 미국(48.3%), 일본(42.4%), 독일(24.7%) 등에 비해 현저하게 낮다.
한은은 이 연령층의 전반적인 재무여력은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최근 부실화될 조짐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60대 이상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212.6%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최고 약 50%포인트 높다. 빚을 쉽게 갚기 어려운 구조라는 뜻이다.
실제로 60대 이상 취약차주 대출 규모는 2012년 8조50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4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연체율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고령층 부채는 질적인 측면에서도 우려된다.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중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대출의 비중이 올해 역대 최고치인 53.6%를 기록했다. 이자 압박이 높은 상황에서 경기불황으로 임대료나 매출 소득까지 줄어들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민좌홍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고령층 가계부채가 현재 시스템 리스크 측면에서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부채구조를 질적으로 개선하고 역모기지론 등 실물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는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정책적으로 이들이 빚을 갚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60대 이상은 원금을 한꺼번에 상환하는 방식의 대출 비중이 40.4%로 높은 편이라 부채 규모가 좀처럼 줄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고령층 부채 증가는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한국적 상황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동산을 바탕으로 그동안 부를 늘려온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노후 대비 목적으로 임대 및 상속이 가능한 부동산에 눈을 돌리면서 대출을 늘리고 있다”며 “소득이 아닌 담보로 빚을 낸 투자일 경우 부동산 가격 등락에 따라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민영·김은성 기자 min@kyunghyang.com
https://news.v.daum.net/v/20191226215927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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