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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석 원장 욕설 녹취록, 이국종 교수가 5년 전 녹음했다"

천사요정 2020. 1. 16. 01:24

유희석 원장, 이국종 교수에 "때려치워 이 XX야" 
닥터헬기 소음 민원 등 갈등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이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에게 욕설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녹취록은 4~5년 전 이 교수가 직접 녹음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전날(13일) 공개된 해당 녹취록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4~5년 전에 이 교수가 녹음한 파일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당시 두 사람이 어떤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또 무슨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는지 등은 확인할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병원 측은 "해당 녹취록이 4~5년 전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 교수가 지난달 15일부터 참여한 훈련의 배경과는 개연성이 적어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유 원장이 이 교수에게 욕설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유 원장은 이 교수에게 "때려쳐.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 말이야" 등의 폭언을 했다. 그러자 이 교수는 "아닙니다. 그런 거"라고 답했다.



MBC에 따르면 유 원장과 이 교수의 갈등은 닥터헬기 운항이 시작되면서 불거졌다. 닥터헬기 취항식 직전 아주대병원과 경기도는 행사 주관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MBC는 아주대 의료원이 행사 주관으로 빠져 있자 유 원장이 "행사 지원만 해드리고 저를 포함해 우리는 참석하지 말아야겠네. 우리 행사가 아닌데"라며 "150명 올라가서 누구 하나 떨어져 죽으면 누가 책임지죠? 경기도 책임이죠. 그거는? 우리 행사 아니니까"라고 불쾌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열린 '일곱 번째 닥터헬기 출범식'에서 이국종 센터장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9월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서 열린 '일곱 번째 닥터헬기 출범식'에서 이국종 센터장이 헤드셋을 착용하고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닥터헬기 운항에 대해 불만을 가진 건 유 원장뿐만이 아니었다. 병원 수뇌부들도 주변 주민들의 소음 민원을 문제 삼거나 외상센터 인력 충원 등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교수는 닥터헬기 사업 외에도 인력 충원, 병상 문제 등의 이유로 병원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보건복지부, 경기도에서 국정감사까지 하고 이렇게 했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지 않나"라며 "새 헬기 사달라고 한 적도 없고 아무거나 날아만 다니면 되는데 너무한다"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최근 환자를 병상에 배정하는 일도 제대로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저희가 작년에도 (외상센터를) 한 달 가동을 못 했다"면서 "병실이 저기(본관에) 줄줄이 있는데도 안 줘서"라고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병원에서는 나만 가만히 있으면 조용하다고 했다. 내가 틀렸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한국은 원래 그렇게 하는 나라가 아닌데"라고 말하며 한국을 떠날 것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이 교수는 지난달 15일부터 해군사관학교 생도 등과 태평양 횡단 항해 해군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15일 경남 진해군항을 통해 귀항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https://www.asiae.co.kr/article/2020011509100123721#reply


“유희석 폭언 녹취, 이국종이 5년 전 직접 녹음했다”… 왜?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에게 폭언하는 녹취록은 이 센터장이 4~5년 전 직접 녹음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조사한 결과 4~5년 전 이 센터장이 직접 녹음한 파일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당시 두 사람이 어떤 주제로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무슨 취지로 자리를 마련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녹취록이 4~5년 전에 나온 것이라 지난달 15일부터 이 센터장이 훈련차 병원을 비운 것은 이 사건때문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MBC는 13일 유 원장이 이 센터장에게 폭언을 하는 녹취를 보도했다. 유 원장은 “때려치워, 이 XX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XX가 말이야. 나랑 한 판 붙을래?”라고 말했고 이 센터장은 힘 없이 “그런게 아니다”는 답만 내놨다. 이런 상황은 이 센터장이 닥터헬기를 비롯한 권역외상센터에서 불거진 여러 문제에 항의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귀순 북한 병사 오창성씨를 살리며 환자를 생각하는 진짜 의사라는 평을 받던 인물이다.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인력문제나 닥터헬기, 병상 문제를 지적해왔다.

유 원장을 포함한 병원 윗선은 닥터헬기 운항에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소음 민원을 이유로 외상센터 인력 충원 등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대의료원 측은 “사방이 개방된 옥상 헬기장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어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소음 민원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병원장으로서 민원을 줄이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힌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양측은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된 2013년 무렵부터 마찰을 빚었다. 아주대병원은 2010년에 중증외상 특성화센터로 지정된 뒤 3년 만에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다만 권역외상센터의 실질적인 운영방안을 이 센터장이 관여하자 아주대 측과 긴장 관계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갈등은 지난해 8월 아주대병원에 닥터헬기가 도입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인근 주민이 소음 문제를 제기해 갈등은 심해졌다. 이 센터장은 이럴 거면 애초에 왜 닥터헬기를 도입했느냐는 입장이고, 병원 측은 민원을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맞섰다.

이후 이 센터장이 2017년 11월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군 병사를 살려내자 보건복지부는 권역외상센터 간호인력 60여 명의 1년 치 인건비를 지원했다. 아주대 측은 이 예산으로 36명만 추가 채용하자 나머지 예산을 두고 대립했다. 이 센터장은 지원금 모두를 인력 채용에 사용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았다. 지난해 10월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아주대가 애초 계획된 60여 명 중 일부만 증원해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주대 측은 “36명만 채용해도 복지부가 정하는 최고 등급을 충족해 그 이상 채용할 필요가 없었다”며 “남은 예산은 기존 간호인력 인건비로 사용해 전용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오래된 갈등이 이번에 폭발한 것은 부족한 병상 문제에 바이패스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역외상센터와 본관 모두 병상이 부족하다. 권역외상센터의 경우 집중치료병상이 확보돼야만 환자를 받을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 현재 센터의 집중치료병상이 다 차면 본관의 집중치료병상을 사용하고 있다. 모두 다 찬 경우 다른 병원으로 보낸다. 이를 바이패스라고 한다. 병상이 부족하니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119에 통보해 다른 곳으로 환자를 이송하도록 하는 조치다. 아주대 권역 외상센터는 2017년 11건, 이듬해 53건, 지난해 57건의 바이패스가 이뤄졌다. 이 센터장은 본관에서 권역외상센터 환자를 더 수용해달라고 지속해서 요구했지만 아주대 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4131162&code=611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