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전면금지 등 ‘더 센 카드’ 만지는 정부…“초법적 발상”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9년 고용동향 및 향후 정책방향’ 합동브리핑에서 홍남기(오른쪽 두 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 ‘거래허가제’ 발언 논란

추가 부동산 규제 관심 쏠려

보유세 부담 대폭 강화하고

9억원 이하 주택 대출 축소

재건축 연한 강화도 가능성

“시장 무시” 전문가 비판 빗발

“일방적 대책, 한계 부딪힐것”



문재인 대통령의 14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등 고위 관계자들이 15일에도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거론하고 나서면서 추가로 나올 수 있는 ‘고강도’ 부동산 규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거래 허가제 등은 사유재산권 제한은 물론 거주이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초헌법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15일 부동산 시장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9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대출을 더 축소(종전 40%에서 20% 내외)하고, 9억∼15억 원 주택대출은 금지하는 방안이다. 이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금융권 창구지도로도 가능하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 강화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공시지가 현실화율(시세반영률) 확대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더 앞당길 수 있다. 종부세 기준도 현행 9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더 내릴 수 있다.

현재는 투기지역 등 규제지역에서만 주택 구입 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는데 이를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이 경우 모든 지역에서 주택거래 시 투명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재건축 단지발(發) 집값 상승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재건축 연한 제한을 강화(현행 30년→40년)할 가능성도 크다. 재건축 연한이 40년으로 강화되면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와 1기 신도시,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등의 재건축이 10년 이상 미뤄지게 된다. 다만 재건축 연한 강화는 민감한 문제여서 4월 총선 이후 ‘카드’로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 건립비율 강화도 추가 대책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서울은 재개발 시 10∼15% 공공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는데 이를 20∼30%로 확대할 수 있다. 분양가와 시세 차이를 채권입찰제로 환수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주택거래허가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이는 사유재산권 침해는 물론 거주이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정책이어서 시장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전부가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는 반시장적인 정책”이라며 “주택거래허가제 등은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초헌법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부동산 분야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정책을 써야 하는데 정부는 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 전세 시장 안정을 명분으로 전·월세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할 수도 있다. 현행 전세(2년 내외) 계약을 4∼5년 이상으로 의무화하고 전세권자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는 주택임대차보호법만 개정해도 가능하다.

하지만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환경에서 부동산 정책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고 수요억제 정책을 지속하는 것은 시장 왜곡 현상만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 비등하다. 거래 수요를 어떻게 정상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규제로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일방통행적 대책은 명백한 한계에 직면할 것이란 게 비판의 핵심이다.

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집값을 문 대통령 취임 당시(2017년 5월)로 돌려놓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 충격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수요 공급을 외면한 정부 부동산 대책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순환·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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