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원상회복까지 노력”
19번째 부동산 대책 관심집중문재인 대통령이 다시 한번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을 강조했다. 14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국민에게 상실감을 줄 정도로 이례적으로 오른 부분은 가격 인상을 막는 것이 아니라 원상회복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렇게 될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추가 대책을 예고했다.
문 대통령이 밝힌 대로 집 값은 큰 폭의 상승이 있었다. 다만 상승 지역의 정의는 정부와 시장이 다르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 통계에 따르면, 2017년 5월 취임 직후 2019년 12월까지 서울 지역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에서 8억9751만원으로 48%가 올랐다.
중위가격은 가격을 나란히 세웠을 때 가운데 오는 값이기 때문에, 평균 가격과 달리 일부 지역의 상승이나 하락폭이 큰 것에 왜곡되지 않는다. 정부는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에서의 급격한 상승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상승은 서울의 고가 주택에서만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나타난 셈이다. 이 날 대통령도 언급한 12·16 대책의 풍선효과로 지목된 9억원 이하 주택시장 가격 상승 역시 이를방증한다. ▶관련기사 18면
시장을 읽지 못한 정책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문 정부 들어 지방 부동산 시장은 서울 및 수도권과 달리 침체됐다. 당장 6개 광역시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같은 기간 2.8% 상승에 그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방 부동산은 문 정부 출범 이전부터 마이너스 상태였는데 이에 대한 활성화 대책은 쓰지 않고, 오른 집값을 잡는 데에만 몰두했다”고 비판했다.
진단과 해법이 상충한다는 비판은 또 있다. 이 날 대통령은 집 값이 오른 주범으로 유동성과 저금리를 꼽았다. 게다가 풍부한 유동성의 부동산 집중은 전 세계적 추세라고도 했다. 이은형 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에 유동성 집중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한국만 유독 규제를 내세워 예외가 되겠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국내 유동성을 흡수할 부동산 이외의 투자처를 제시하려는 시도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정부가 18번의 부동산 관련 대책을 발표하는 동안, 자본시장 관련 대책은 뚜렷한 게 없다. 손 꼽을만 한 증시활성화 대책은 지난해 5월 코스피와 코스닥의 증권거래세율을 0.3%에서 0.25%로 내린 정도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믿음과 지지가 필요하다. 정책이 쏟아지는 동안,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과 피로감은 상당하다.
대통령이 말한 국민의 상실감을 줄이려면, 실수요자의 주택구입 활로를 터줘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금융기관이 소득과 자산 등 신용도를 평가해 대출 가능을 판단하는 그간의 상식을 뒤엎고 고가주택의 주택담보대출을 전격 규제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시장은 정부 정책 의도와 반대로 ‘규제의 역설’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거래는 줄었으나 뚜렷한 하락은 보이지 않고 있다. 매매 대기수요는 전세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막자 기타 대출이 크게 늘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 주택담보대출은 전월 대비 5조6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2월 기준으로 4년래 최대 증가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을 규제하면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폭이 1조6000억원으로 지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통상 12월 기타대출 증가폭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수요가 넘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보유세 강화도 국민 지지를 얻으려면 세금이 쓰이는 곳을 구체적으로 명기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 교수는 “보유세 강화로 추가된 세금이 실제 어디에 쓰이는 지 고가 자산을 가진 이가 사회환원에 나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공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세금을 늘리는 데 앞서 이에 대한 합의가 있어야 정책이 지지를 받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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