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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마음껏 뛰노니 창의력 쑥쑥.. "우리가 어느새 놀이 선생님 됐어요"

천사요정 2020. 1. 22. 16:18
경북 성주군종합사회복지관 아이들이 지난해 10월 성주군 역사테마공원에서 놀이활동가 교사가 알려주는 규칙에 맞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성주군종합사회복지관 제공


■ 경북 성주 ‘참한별놀이터’

놀이시설·키즈카페도 드문 곳

아이들 눈높이 맞춘 공간 열고

매월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도

아이들마다 아이디어 샘솟고

다른 지역 방문해 놀이 공유도


“저는 그냥 노는 것이 좋다는 생각밖에 안 해봤는데, 노는 것이 우리의 ‘권리’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경북 성주군에서 열린 ‘참한별놀이터’ 개소식에 나선 초등학교 3학년 신모 양이 한 말이다. 함께 있던 성주군과 성주군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들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신 양이 ‘아동의 놀 권리’를 주장하면서 동시에 “권리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의젓한 말까지 했기 때문이다.

개소식에 참석했던 복지관 소속 김혜경 교사는 “신 양이 당시 놀이터를 만들면서 지역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소외된 친구들에게 놀이를 가르쳐주기도 했다”며 “친구들과 함께 나누며 권리와 책임에 대한 의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성주를 ‘나이 든 고향’으로 묘사한다. 2019년 기준 성주군의 인구는 4만4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노인 비중은 28% 이상이다. 반면 아동이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하다. 그만큼 아이들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다.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놀이시설은커녕 키즈카페도 발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김 교사를 비롯한 복지관 측은 아이들의 놀 공간을 마련하고 노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2018년부터 아동옹호 대표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촌에서 쫌 노는 아이들-참한별놀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참한별놀이터는 성주군 아이들이 바라는 놀이 공간의 특성을 모아 마련된 공간이다. 2018년 놀이터를 완공하고 개소식을 열기도 했다.


지난해 복지관은 여기서 더 나아가 아이들의 놀이터를 바깥으로 확장했다. 아이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공원에서 놀이활동가들과 함께 노는 방법을 알아보고, 아이들이 서로에게 놀이를 알려주기도 했다.


지금도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오후 2∼4시에는 성주지역 아이들과 부모 70∼80여 명이 모여 놀이를 진행한다. 테이프를 활용한 놀이에서부터 맨손으로 노는 것까지 다양한 것을 체험하며 아이들이 스스로 창의력을 한껏 뽐내는 기회를 얻는다. 아이들은 “학교와 달리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나 좋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복지관 측은 아이들과 함께 놀이의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에도 적극적이다. 복지관 아이들은 이 캠페인을 통해 다른 지역아동센터를 방문해 그곳의 친구들에게 놀이를 알려주곤 한다.


아이들이 중심이 돼 놀이를 알려주면서, 어른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이디어가 새롭게 생겨난다. 이런 활동을 토대로 아이들은 놀이활동에 대한 소감을 발표한다. 친구들과 느끼고,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을 말하면서 인성도 함양할 수 있게 된다는 게 김 교사의 설명이다.

다만 여전히 부족한 지원사업은 걸림돌이다. 2년 전 놀이터를 완공했지만, 김 교사는 ‘턱없이 부족한 수량’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지역사회와 공공기관의 관심이라고 김 교사는 말한다. 김 교사는 “재단 측의 지원사업이 끝나더라도 놀이터가 운영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아동 인권과 관련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상주가 아동 친화적인 도시가 되도록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아이들이 혼자 놀지 않고 서로가 노는 문화를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놀이활동가를 충분히 양성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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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0012211311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