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8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김은별 기자] 지난해 글로벌 총부채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 이상인 188조달러(약 21경9000조원)를 넘어서고 주요국 기업부채가 전고점이었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중국 지표 반등으로 전 세계 경기가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오자마자 글로벌 부채가 또 다른 악재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부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총부채가 188조달러로 전년 대비 약 3조달러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GDP의 226%에 달하는 규모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58%에 달했다. 글로벌 부채 총액은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116조달러)과 비교하면 62%나 늘었다. 특히 기업부채를 중심으로 한 민간부채 증가세가 확연하다. 선진국의 경우 2010년부터 점진적으로 증가해 이전 최고점인 2008년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GDP 대비 비금융기업부채 비율이 2008년 97.24%에서 지난해 153.63%까지 치솟았다. 미국은 74.45%, 한국은 95.66%였다. 여기에 각국 공공부채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웃돌면서 선진국조차 다음 경기침체 위협에 대처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미 오랜 기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인해 통화정책 여력이 부족해진 각국 정부로선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마저 쉽지 않은 셈이다. 이날 공개된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3분의 1은 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이 금융위기 직전보다 3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기 직후부터 국채, 회사채 발행을 남발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 상당수는 이미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IMF는 덧붙였다.
IMF의 경고는 올 들어 경기침체 우려로 금리 인하에 나섰던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통화완화)' 행보를 멈춰선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막대한 기업부채와 주요국의 대외채무가 또 다른 금융위기의 뇌관이 되지 않도록 속도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같은 날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중국의 기업부채를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으로 꼽으며 부채증가에 우려를 표했다. 피치에 따르면 급증한 기업부채를 견디지 못해 파산한 중국 민간기업의 부도율은 2014년 0.6%에서 올해 11월 말 4.9%까지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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