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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 집값 전망치도 최대폭 하락

천사요정 2020. 4. 29. 04:07



韓銀 ‘4월 소비자동향’ 발표

소비자심리지수 한달새 7.6P↓

11년 4개월만에 최저치 기록

집값 전망지수 한달새 16P 뚝

서울 아파트가격 4주째 하락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가계의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주택가격전망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에 정부의 규제정책까지 겹쳐 역대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CCSI는 70.8로 전월 대비 7.6포인트 급락했다. 2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세다. 지난달(18.5포인트)에 비해 낙폭은 덜했지만 지표는 2008년 12월(67.7) 이후 11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달에 비해 하락폭이 다소 축소됐다”며 “앞으로 소비심리는 코로나19 확산 전개 양상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CCSI는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소비자동향지수 중 주요한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수치가 장기평균(2003~2019) 기준선(100)을 크게 밑돈다는 것은 그만큼 비관론이 팽배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7일까지 이뤄졌다.

특히 지난달 CCSI가 급락했을 때에도 변함없던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이달 들어 96으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5월(93) 이후 최저치이며 낙폭은 2013년 1월 관련 항목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2017년 8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때에도 이달과 동일한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5% 떨어져 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도 일제히 급락했다.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지수는 31로 전월 대비 7포인트 떨어졌다. 향후경기전망지수도 59로 3포인트 내려갔다. 모두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였다. 가계의 재정 상황 인식인 현재생활형편지수와 생활형편전망지수는 각각 6포인트, 4포인트 떨어졌다. 가계수입전망지수와 소비지출전망지수도 각각 4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지수는 58로 6포인트 떨어져 2009년 3월(55) 이후 가장 낮았다. 임금수준전망지수도 7포인트 하락한 102로 통계가 작성된 2013년 1월 이후 가장 낮았다.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실적에 막대한 타격이 예상됨에 따라 일자리, 임금 등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향후 1년 뒤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과 물가인식도 각 1.7%, 1.8%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이달까지 코로나19 사태로 CCSI가 석 달 연속 하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유사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당시에는 전월 대비 12.7포인트 급락한 이후 2개월에 걸쳐 10.2포인트 추가 하락했다. 총 석 달에 걸친 하락기를 보낸 뒤 2009년 1월 반등(7.1포인트)했다. 금융위기 발생 직전 수준을 회복한 건 6개월 뒤인 2009년 4월이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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