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훈 의원실 서울 자금조달계획서 45만건 분석
20대 차입금 3억1200만원 중 전세보증금이 절반
40대부터는 부동산 처분 등으로 자기자금 비중↑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한 아파트 들머리 부동산 중개업소 유리창에 아파트 가격 시세판이 붙어있다. 이종근 기자 roo2@hani.co.kr
2018년 이후 서울에서 3억원 이상 주택을 구매한 20대는 평균적으로 자기자금의 두 배가 넘는 차입금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가운데는 전세보증금이 금융기관 대출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한 ‘갭투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이후 서울 지역 주택 구매자 연령대별 자금조달계획서 세부내역’을 공개했다.
이 자료는 2018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총 32개월 동안 서울 지역 3억원 이상 주택 구매자 45만5930명이 제출한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40대(13만5525명)가 제일 많았고, 30대(12만4358명), 50대(9만9326명), 60살 이상(8만4377명), 20대(1만1914명), 10대(430명) 순이었다.
자료를 보면, 차입금이 자기 자금보다 많은 연령대는 20대와 30대였다.
특히 20대 구매자의 경우 평균적으로 4억6700만원의 주택을 자기자금 1억5500만원과 그 두 배가 넘는 차입금(3억1200만원)으로 산 것으로 나타났다.
차입금 중에서는 전세보증금(1억6800만원)이 금융기관 대출(1억500만원)보다 많았다. 차입금은 금융기관 대출액, 전세보증금(임대보증금), 회사지원금, 기타 차입금 등으로 신고하는데 금융기관 대출액과 임대보증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기자금의 경우 예금(6000만원) 비중이 제일 컸으며 상속(3500만원), 부동산(3300만원), 기타(2200만원), 주식(500만원) 순이었다.30대는 평균 5억1800만원의 주택을 자기자금 2억2400만원과 2억9400만원의 차입금으로 마련했으며, 세부적으로는 전세보증금(1억3600만원), 은행 대출(1억3600만원), 부동산(1억1500만원), 예금(6600만원), 기타(2600만원), 상속(1100만원), 주식(600만원) 순으로 비중이 컸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40대부터는 차입금보다 자기자금 비중이 크고, 특히 자기자금 중에서는 기존 부동산을 처분한 자금의 비중이 커졌다.
40대는 평균 5억9800만원의 주택을 자기자금 3억800만원과 차입금 2억9100만원으로 마련했는데, 자기자금 중 부동산이 1억7600만원으로 전세보증금(1억4900만원)이나 은행대출(1억2500만원)보다 많았다.
50대는 평균 구매 주택 가격이 6억100만원으로 각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은 자기자금(3억9800만원)이 차입금(1억9600만원)의 두 배였다.
한편 극소수이긴 하지만 10대(0~9살 108명, 10~19살 322명) 구매자도 430명 있었다.
이들은 평균 2억9200만원의 주택을 1억7600만원의 자기자금과 1억1600만원의 차입금으로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자금 중 상속분은 6250만원으로 전체 주택 구매 가격의 21.4%만을 차지했다.
소병훈 의원실 관계자는 “10대 청소년이 부모의 도움 없이 수천만원 대 예금 자산 등을 보유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더욱이 서울에서 집을 산 10대 청소년 322명 가운데 76.4%인 246명은 ‘주택을 매입 후 임대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성년자를 집주인으로 둔 세입자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국토부가 보증보험 가입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www.hani.co.kr/arti/economy/property/9644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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