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원금손실 우려도
국내 증권사들이 재판매 목적으로 사들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팔지 못한 해외 부동산 규모가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부동산을 매입한 뒤 펀드 등의 형태로 판매하려 했지만 실패해 끌어안고 있는 자산이다. 부동산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증권사들이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금융감독원 내부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증권사는 2017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총 23조1000억원(418건) 규모의 해외 부동산을 사들였다. 이 중 14조33억원 상당분은 재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나머지 9조610억원 규모는 재매각에 실패해 자기자본과 매각 실패 자산 등으로 떠안고 있다. 증권업계는 해외 부동산 투자 대부분이 재판매(셀다운)가 목적이기 때문에 이 중 80% 이상인 7조~8조원을 미매각 자산으로 보고 있다. 이는 신용평가사와 증권업계가 당초 예상했던 1조3000억원의 여섯 배에 달하는 규모다.
증권사들이 이 부동산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순위로 대출을 일으켰기 때문에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선순위 투자자들이 담보권을 행사하면 원금을 건지기 힘들다는 얘기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20타임스스퀘어'는 지난 7월 선순위 투자자들이 담보권 행사에 나서면서 국내 투자자가 원금 손실 위기에 처했다. 20타임스스퀘어는 국내 증권사, 은행, 운용사들이 대거 참여한 프로젝트다. 전재수 의원은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다”며 “금융당국과 증권사들은 부동산 리스크를 더 철저히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쇼핑'한 해외부동산 40% 못 팔고 떠안은 증권사
작년까지 국내 증권사들은 해외 부동산을 경쟁적으로 사들였다. 미국과 유럽의 랜드마크도 잇따라 인수했다.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상업지구 라데팡스에서만 국내 기관들이 매입한 부동산은 10여 개에 달한다. 증권사들은 이렇게 인수한 해외 부동산을 펀드나 파생결합증권(DLS) 형태로 만들어 국내에서 재판매해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황이 변했다. 국내 증권사가 집중적으로 투자한 오피스,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이 치솟았다.
경쟁적 인수의 부작용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가 대표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타임스스퀘어 호텔들의 객실 이용률은 작년 말 93.6%에서 지난 7월 말 18.7%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는 올해 글로벌 오피스 부동산 가격이 14%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경고음이 울리자 금융감독원은 5월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2017년부터 3년간 23조1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9조610억원어치가 셀다운(재매각)에 실패해 증권사들이 안고 있다. 증권업계는 장기 투자용으로 인수한 부동산을 제외한 약 7조~8조원을 미매각 자산으로 보고 있다. 미매각 부동산은 미분양 아파트와 비슷한 개념으로, 증권사들이 인수해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지만 투자자를 찾지 못한 물량이다.
주요 미매각 부동산으로는 △미래에셋대우의 마중가타워 △NH투자증권의 투어에크호 △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 CBX타워 △한국투자증권 브로드웨이195 빌딩 △삼성증권 크리스털파크 등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월 기준 증권사별 미매각 규모는 미래에셋대우(2조5602억원), 하나금융투자(1조2032억원), KB증권(9050억원), NH투자증권(8994억원), 한국투자증권(7818억원) 등이다. 메리츠증권(7326억원), 삼성증권(4147억원), 신한금융투자(4418억원)도 규모가 큰 것으로 집계됐다.
원금 손실 가능성
미매각 부동산이 부실자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돼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면 원금 손실이 일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 증권사의 또 다른 해외 부동산 인수 방식인 지분형(equity) 투자는 리스크가 더 높다는 지적이다. 차입금 상환 우선순위가 선순위→중순위→후순위→지분형 순이기 때문이다. 선순위 투자자가 매각 대금을 먼저 챙겨가면 국내 증권사가 많이 속해 있는 중순위 투자자들은 제대로 회수할 수 없다. 후순위와 지분 투자자는 원금을 전부 잃게 된다.
한국은행과 신용평가회사들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한은은 '2020년 9월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해외 부동산은 유동성이 낮고 시장 상황 악화 시 자산 매각 등 빠른 대처가 어려워 부실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는 해외 부동산 투자 등을 이유로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내리기도 했다.
미매각 해외 부동산은 다시 팔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투자자들은 '매각이 안 된 물건'보다 '신규 물건'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정상화되더라도 8조원에 달하는 미매각 부동산은 잠재적 리스크로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사, “특수한 상황일 뿐”
이에 대해 증권사들은 큰 위험은 없다고 해명했다. 삼성증권은 “파리 크리스털파크와 덴마크 DSV물류창고는 우량자산으로 재매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리츠증권 등은 투자 대상 대부분이 환금성이 높고, 선순위가 많아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NH투자증권은 “당사 인수물은 주로 핵심지역의 우량 임차인을 보유해 실제 가격 하락은 없다”며 “사실상 손실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일부 증권사는 장기투자한 자산도 미매각으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조5602억원 중 2조원에 달하는 규모를 자기자본으로 보유하고 있어 단기매각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셀다운에 성공해 미매각 자산이 800억원으로 줄었다”고 했다.
일부 증권사는 미매각 물량을 리츠(REITs)에 편입하려다 실패하기도 했다. NH농협리츠운용은 프랑스 파리 에코타워(300억원), 미국 뉴욕 195브로드웨이빌딩(200억원), 핀란드 헬싱키 OP파이낸셜빌딩(200억원)을 NH프라임리츠에 편입하려다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20/10/20201006407595.html
증권사 몸집불리기 자기자본 60조원 돌파…전년比 9.3%↑
2020.02.28 07:30
증권사들의 지난해 자기자본 규모가 전년대비 10% 가까이 늘며 60조원을 돌파했다.
증권사들이 자본을 활용한 대체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자본의 추가 조달이 가능한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는 초대형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인가 자격에 충족하기 위해 몸집불리기 경쟁에 나선 영향으로 해석된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57개 증권사의 별도재무제표 기준 총 자기자본은 61조8647억원으로 2018년 말 56조6070억원 대비 5조2577억원(9.3%) 증가했다. 2년전인 2017년과 비교해 9조6032억원(18.4%)이나 늘었다.
증권사들이 자기자본을 늘리는 배경엔 대체투자, 해외사업 등 수익다각화에 적극 나서면서 충분한 자기자본을 확보해야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자본 4조 이상에게 주어지는 초대형IB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을 따내기 위한 목적도 있다. 발행어음 사업자가 되면 자본의 2배까지 추가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어 증권사들이 새로운 사업 진출에 용이해진다.
미래에셋대우가 8조2352억원의 자본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이 증권사는 지난해 4624억원의 자본을 늘렸다.
NH투자증권(5조2866억원), 한국투자증권(5조2771억원), 삼성증권(4조8649억원), KB증권(4조6965억원), 신한금융투자(4조2097억원), 메리츠종금증권(3조9843억원), 하나금융투자(3조4830억원)이 자본 3조클럽에 들었다.
이어 키움증권(2조338억원), 대신증권(1조7990억원), 유안타증권(1조2307억원), 한화투자증권(1조1562억원), 신영증권(1조1455억원)이 자본 1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의 자본 확충이 가장 활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777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9266억원의 자본을 늘리며 업계 3번째로 자본 5조원을 돌파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8월 66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등 8456억원의 자본을 늘리며 증권사 중 6번째로 초대형IB 인가 조건인 자본 4조원을 넘어섰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말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5928억원의 자본을 늘리며 자본 4조원에 육박했다. 다만 신종자본증권은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초대형IB 인가 자본 충족조건에는 제외된다.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간의 규모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대형사와 달리 소형사들은 초대형IB라는 유인을 갖기 어려운데다 자본확충 여력도 작아 자본을 늘리는데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자본규모 10대 증권사의 자본은 44조3325억원으로 2017년 말 36조8847억원 대비 7조4478억원이 증가한것에 비해 나머지 47개 증권사는 2조1554억원 증가에 그쳤다.
10대 증권사가 전체 증권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70.6%, 2018년 71.3%, 지난해 71.7%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몸집불리기 경쟁은 올해해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다음달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업계 7번째로 자본 4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올해 중 신종자본증권을 제외한 자본이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초대형IB 인가 자격을 갖춘 증권사가 최대 8개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http://m.joseilbo.com/news/view.htm?newsid=392800#_enliple
메리츠증권, 영구채 발행…스텝업 떼고 콜옵션 10년
https://www.thebell.co.kr/free/content/ArticleView.asp?key=201912201733116520106040&lcod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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