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2020년 정보공개청구 5004건 중 52.3%가 ‘조국’ 키워드
실질적 정보공개보다 민원성 많아…국민청원·세월호·특활비 관심
문재인 정부들어 청와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가 급증한 가운데 과반이 조국 전 민정수석 관련으로 나타났다. 인물·사건 등을 막론한 전체 키워드 중에서 ‘조국’이 언급된 비중이 압도적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10일부터 2020년 9월30일까지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는 총 5004건에 달한다. 문 정부 첫해인 2017년 477건에서 2018년 2204건, 2019년 1922건, 올해는 9월까지 401건이 접수됐다. 미디어오늘은 지난 19일과 27일 정보공개포털을 통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로부터 관련 정보를 제공 받아 분석했다.
청와대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청구는 문재인 정부 들어 확연히 늘었다. 전임 박근혜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임기가 겹치는 2017년을 제외하면 ‘문재인 청와대’에 4527건, ‘박근혜 청와대’에는 439건이 접수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2016년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는 현 정부 3년치의 9.6%에 불과하다. 정보공개 활성화를 공언해 온 현 정부의 기조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그래픽=안혜나 기자
급격한 증가세의 중심에선 ‘조국’이라는 키워드가 확인됐다. ‘문재인 청와대’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중 절반이 넘는 50.27%, 무려 2516건에서 조국 전 민정수석 이름이 언급됐다. 특히 2018년엔 전체 건수의 65.1%인 1435건, 2019년엔 56.1%에 달하는 1079건이 조 전 수석 관련으로 집계됐다. 2019년 10월로 조 전 수석 임기가 끝난 뒤부터는 관련 청구건이 급격히 줄어 2020년엔 2건에 그쳤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 관련 건보다도 18.5배 많은 수준이다. 최근 4년간 문 대통령이 언급된 정보공개청구는 총 136건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34건, 이명박 전 대통령은 13건에서 언급됐다. 전·현직 대통령 외에 정보공개청구가 집중된 인물로는 22건에서 언급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있다. 현재 영부인(문 대통령 배우자)인 김정숙 여사도 8건에서 언급됐다.
조국 전 수석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는 절대 다수가 단순 민원성으로 확인됐다. 조 전 수석이나 민정수석실의 업무·정책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닌, 제목에 조 전 수석을 언급하면서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를 덧붙이는 방식이다. 소수 인원이 이런 행위를 상습적으로 반복해왔다고 알려졌다. 정보공개청구는 청구를 받은 기관이 10일 안에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이를 청구인에게 답하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가부와 관계없이 즉각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를 악용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실제 조 전 수석이 언급된 정보공개청구 유형을 보면 “조국 민정수석(판사들 사기죄로 처벌해라 몽땅 파면)” “조국 민정수석(노회찬 뿐만 아니라 정의당 몽땅 수사하고 작살내라” “조국 민정수석(종교계 성추행 몽땅 수사해라)” 등 특정 사건·대상을 수사하라는 요구가 대표적이다. “조국 민정수석(안희정 성폭행 사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사고가 진정이라면 무공천 행동으로 보여라)” “조국 민정수석(여당이 충남지사 공천하면 안희정 성폭행 수습할 방법은)” “조국 민정수석(정아무개가 기자 성추행하고서는 서울시장 당선되면 그만이다 명예훼손으로 고발하는 거임)” “조국 민정수석(조희연은 서울시교육감, 박원순 서울시장은 둘 다 자격이 없는 놈이다)” 등과 같이 여권 인사들을 비판하는 내용도 다수로 확인됐다.
▲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래 청와대의 정보공개청구 처리 현황.
문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조 전 수석 사례처럼 단순 민원성격의 정보공개청구 비율이 높다. 그 외에는 대통령의 지시사항 및 처리현황을 묻는 정보공개청구가 다수였으며 취임 이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부속실 물품취득원장, G20 행사 숙박비와 수행원 규모, 취임식 비용, 비서실에서 지출한 특수활동비, 연차(연가) 사용, 집무실 근무일수 등 다양한 정보공개청구가 이뤄졌다. 문 대통령의 식단, 딸 정보, 사진 등을 요구한 청원인도 있었다. 김정숙 여사에 대해선 의상·구두·장신구 등 비용 지출내역, 의전비용 등에 대한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됐다.
이밖에 여러 건의 정보공개청구가 접수된 사안으로 △세월호(30건) △국민청원(29건) △특수활동비(18건) 등이 있다. ‘세월호’ 관련 정보공개청구 역시 조 전 수석 이름과 묶인 민원성이 많았다. 이를 제외하면 문 대통령의 진상규명 계획이나 특별수사단 설치 및 2기 특조위 계획 등 진상규명에 대한 계획을 묻는 경우가 다수였으나 정보부존재로 처리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도입된 ‘국민청원’에 대해서는 특정 청원글에 대한 로그인 정보나 데이터, 게시글 삭제현황을 비롯해 운영방식에 대한 궁금증이 확인됐다.
한편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청와대가 정보공개청구에 전부 또는 부분공개 결정을 내린 비율은 평균 6.28%로 나타났다. 전체 청구건수 대비 공개 결정(전부+부분) 비율은 2017년 5.45%, 2018년 6.44%, 2019년 6.76%, 2020년 6.48% 등이다. 비공개 비율의 경우 2017년 3.14%, 2018년 0.63%, 2019년 1.87%, 2020년 8.72% 등이다. 다만 전체 처리현황에서 상당수가 ‘기타’로 분류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비공개 비율이 줄었거나 정보공개가 확대된 근거로 삼기에는 무리가 있다.
출처 : 미디어오늘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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