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밝혀진다/삼권언론정치기업

KBS, 군사독재시절 간첩조작 보도 공식 사과

천사요정 2022. 7. 1. 04:05

“언론도 간첩 조작 가해자” 드러낸 ‘시사기획 창’ 호평 속 KBS 부사장 “KBS 대표해 사과”

▲KBS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훗날 조작으로 밝혀진 간첩 사건 관련 KBS보도화면. 
 

“진실 보도를 해야 되는 우리 방송사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그 책임을 방기하고 오히려 독재정권에 협력까지 했던 이런 사실은 KBS의 아주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김덕재 KBS 부사장)

KBS가 군사독재시절 간첩조작 보도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6일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김소형 시청자위원은 지난 5월17일과 24일 2부작으로 방영된 KBS <시사기획 창> ‘언론과 진실’ 편을 언급하며 “이제라도 언론의 진정한 반성과 함께 간첩 조작 사건의 진실규명을 통한 지속적인 피해자 구제작업과 사과가 이루어져야 함을 뒤늦게나마 KBS가 제기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호평했다. 

 

앞서 KBS는 ‘언론과 진실’편 1부 ‘조작의 역사’와 2부 ‘놈 놈 놈’을 통해 간첩 조작에 동조했던 우리 언론의 부끄러운 민낯을 공개했다. KBS는 해당 방송에서 “KBS와 MBC 역시 주요 뉴스는 물론 전문가 대담과 다큐멘터리까지 제작해 간첩 조작에 적극 가담했다”고 밝혔으며 “간첩 조작은 언론이 없으면 완성되지 않는 국가범죄다. 언론은 간첩 조작의 가해자였다”고 평가했다. 

 

김소형 시청자위원은 “책임과 반성에서 KBS도 예외일 수 없다. 그 당시 국민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공영방송이었다는 점에서 그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이에 대한 KBS의 입장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달라”고 했다. 

 

이에 김덕재 KBS 부사장은 “KBS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했던 어두운 역사도 한편으로 가지고 있다”면서 “해당 간첩 조작 사건으로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는 KBS를 대표해서 이번 기회에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서 저희가 제기한 것처럼 KBS는 지속적인 진실규명과 피해자 구제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간첩조작 사건 관련 보도에 대한 KBS 차원의 공식 사과는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KBS '시사기획 창'의 한 장면.

KBS <시사기획 창>은 조작 간첩으로 밝혀져 재심에서 무죄를 받은 137개 사건을 다뤘던 1987년 민주화 이전 6개 신문(조선·중앙·동아·한국·서울·경향) 1385건의 기사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744건(53.7%)이 간첩 조작 시기에 출고했고, 보도량은 1980년대 전두환 시절에서 가장 많았다. 744건 중 199건(26.7%)이 1면에 비중 있게 실렸다. 신문에선 피해자의 실명과 얼굴 공개는 물론, 주소와 근무지까지 노출한 경우도 많았다. 

 

KBS는 해당 방송에서 “권위주의 정권 국가기관은 경쟁적으로 간첩을 만들어냈다. 언론은 조작된 내용을 그대로 받아쓰고, 스스로의 의지까지 더해 보도를 쏟아냈다. 언론사와 기사에 등장하는 정보원과의 관계를 보면 언론이 중앙정보부에 얼마나 의존했는지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조작 피해자 묘사에서도 6개 신문은 차이가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재심 판결문에 조작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피해자를 다룬 보도는 여전히 적었다”고 밝혔다. KBS는 참여정부 시절 과거사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를 통한 과거사 정리 시도에 언론이 보인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강형철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해당 방송에서 “잘못된 사실, 일방적 사실을 모아 진실을 왜곡했고 피해를 줬다면 단순히 중계만 했다는 것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 사과 및 정정을 해야 한다. 그 방식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언론이 신뢰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KBS의 경우 공영언론으로서 과거 보도에 명확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간첩조작 피해자 정삼근씨 또한 KBS와 인터뷰에서 “사과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실제로 사과가 이뤄졌다. 

 

하지만 부족하다. ‘언론과 진실’편 제작진이었던 최문호 KBS 기자는 KBS의 사과에 환영하면서도 “사과는 피해자에게 직접 하는 게 맞다. 추가적으로 피해자를 향한 직접 사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간첩조작) 인권침해에 대해서는 많이 지적이 있었지만 가해자를 특정하고 이야기한 경우는 부족했다. 언론도 조작의 중요한 가해자였다”고 강조한 뒤 KBS 외의 다른 ‘가해자’ 언론사들 또한 간첩조작 피해자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KBS <시사기획 창> ‘언론과 진실’ 2부작은 방송기자연합회가 선정한 기획보도 부문 ‘이달의 기자상’(164회)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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