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타 교수 수시로 안락사 강조하기도 “안락사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때가 올 것”
나리타 교수 수십 만 명의 일본 젊은이들이 팔로우
나리타 유스케 예일대 조교수. 사진 인터넷 갈무리
일본인 출신 미 예일대 경제학 교수인 나리타 유스케가 일본 사회의 가장 큰 약점을 도발적으로 공격해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나리타 교수는 지난 2021년 말 한 온라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유일한 해법은 한가지 뿐이다. 결국 노인들이 집단 할복하는 것 뿐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해 나리타 교수는 한 학생이 집단 할복에 대해 묻자 스웨덴 종교 집단이 노인들을 절벽에서 뛰어내리도록 하는 내용의 2019년 공포영화 “하지 축제(Midsommar)”를 보여줬다.
그는 “좋든 싫든 답변이 필요한 문제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리타 교수는 또 수시로 안락사에 대해서도 강조한다. “언젠가는 안락사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될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37살인 나리타 교수는 자신의 발언이 젊은 사람들을 위해 정계와 재계에서 나이든 사람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맥락에서 벗어난 일”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회복지를 위해 안락사를 허용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일본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를 자극했다.
경제학자로서 미국내에서 지명도가 거의 없는 나리타 교수를 수십 만 명의 일본 젊은이들이 팔로우하고 있다. 노령화 사회가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렌즈 하나는 둥글고 다른 하나는 사각형인 특유의 안경을 쓰고 일본 온라인 쇼에 자주 출연하는 나리타 교수는 아이비 리그 출신임을 내세우면서 충격적 발언을 거듭한다. 그는 사회적 금기를 깸으로써 추종자를 확보하는 일본 오피니언 리더 중 한 사람이다.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자신을 “입밖에 내선 안되는 일들은 흔히 진실”이라는 설명이 올라 있다.
지난달 몇 몇 논평가들이 나리타 교수의 발언 내용을 알게 되면서 소셜 미디어에 퍼트렸다. 그러자 유명 학자와 언론인이 출연하는 인터넷 토크쇼에서 도쿄대 사회학 교수인 혼다 유키가 “약한 사람들을 향한 증오 발언”이라고 언급했다.
나리타 교수가 큰 인기를 끌면서 여론과 사회 규범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일본의 낮은 출산율과 막대한 재정 부채를 감안할 때 빠르게 증가하는 노인 연금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 지가 큰 과제다. 일본은 또 치매와 고독사가 급증하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나리타 교수는 자신이 “같은 거물들이 정치, 전통산업, 언론, 예능, 미디어를 지배하는 일본 사회의 현상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신이 “집단 할복”을 언급한 것은 “추상적인 은유”라는 것이다. 그는 “그런 발언이 가져올 부정적 의미를 좀 더 조심했어야 했다. 곰곰 생각해보고 나서 지난해부터 그 말을 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나리타 교수를 욕하는 사람들은 그의 발언이 이미 위험수위를 크게 넘었다고 지적한다. 언론인 구보타 마사키는 “무책임하다”면서 노령화 사회의 부담에 짓눌린 사람들이 “‘내 할아버지가 너무 오래 사네. 그들을 없애버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언론인 후지사키 마사토는 일본판 뉴스위크에 기고한 칼럼에서 나리타 교수의 발언을 “‘은유’로 가볍게 생각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리타 교수 추종자들은 “사회 복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인들은 벌써 죽었어야 할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일본에선 전에도 노인들을 도태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적이 있다. 10년 전 집권 자민당의 막강한 실력자 아소 다로 당시 재무상이 노인들이 “빨리 죽어야 한다”고 말했었다.
지난해에는 하야카와 치에 영화감독이 디스토피아 영화 “플랜 75”에서 정부의 안락사 정책을 신나서 권유하는 판매원들의 활동을 묘사한 적이 있다. 일본에는 가족 중 가장 노인을 산꼭대기나 먼 숲속에 버려 죽게하는 고려장 풍습도 있었다.
나리타 교수의 “집단 할복” 발언은 특히 2차 대전 당시 젊은이들을 가미카제 자살 공격으로 내몰고 군인들이 오키나와의 민간인에게 항복 대신 자살하도록 명령한 역사가 있는 일본에서 민감하게 받아 들여진다.
나리타 교수의 발언이 1948년 지적 장애인, 정신병 환자, 유전질환자를 강제로 불임하도록 한 우생학법을 연상시킨다는 비판도 있다. 2016년 장애인을 불임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람이 토쿄 인근 보호소에서 19명을 살해한 사건도 있었다.
나리타 교수는 학교에서 교육 및 보건 정책에 사용되는 컴퓨터 알고리즘 연구를 한다. 그러나 일본 인터넷 매체와 방송에 정규적으로 출연하는 그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잡지와 코메디쇼, 에너지 드링크 광고에도 등장하고 있다. 틱톡에 그를 모방한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그는 인터넷에서 가장 위험한 생각들을 퍼트리는 것으로 유명한 토론방 4챈의 운영자인 유명인 니시무라 히로유키, 주식 사기로 실형을 살았던 욕쟁이 호리에 다카후미 등과 함께 출연하기도 한다.
https://www.segye.com/newsView/20230214504809?OutUrl=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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