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밝혀진다/이명박근혜황교안

이팔성 "MB에 증오감 솟아난다" '뇌물 비망록' 법정 공개

천사요정 2018. 8. 7. 22:45
110억 원대 뇌물수수와 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77)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금융계 4대 천왕’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이팔성(74)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전 대통령에게 금융계 요직을 청탁하며 돈을 건넨 후 결과를 기다리는 심정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이 전 대통령 뇌물 혐의에 대한 결정적 증거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정계선) 심리로 7일 진행된 이 전 대통령 공판의 서증 조사에서 검찰은 이 전 회장이 2008년 1월 10일부터 5월 13일까지 작성한 41페이지에 달하는 비망록 중 일부를 인용했다. 비망록은 이 전 회장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 맏사위 이상주씨에게 5,000만원씩 전달하기 시작한 뒤 작성된 것이다.

이 전 회장은 2월 23일자에 ‘통의동 사무실에서 MB 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위원장, 산업B, 국회의원까지 얘기했고 긍정 방향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었다. 진로로 적혀 있는 부분을 놓고 이 전 회장은 검찰에 ‘금융위원장,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인 같은 해 3월 7일 당시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은 이 전 회장에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 선임을 제안했고,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원했던 자리가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에 이 전 회장은 같은 달 28일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나는 그에게 약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그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적었다. 같은 달 23일에는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 일까’라고 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만큼의 돈을 지원했는데도 (자신이 원하는) 인사상 혜택이 없어 이에 대한 분개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이 전 회장은 서울시장이던 이 전 대통령 밑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역임하고 이 전 대통령 취임 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지냈다. 2011년에는 연임에도 성공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이 건넨 약 22억원이 회장직과 연임을 위해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11억원 상당 뇌물을 수수한 혐의와 349억원 규모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받았다고 지목된 뇌물액 중 약 22억원이 이 전 회장이 제공한 금액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여기에는 이 전 회장이 이 전 대통령 사위 이 변호사에게 줬다는 8억원도 포함돼 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https://news.v.daum.net/v/20180807205734082



"MB, 22억 받고 고맙다는 인사도 없다"..이팔성 비망록 공개


[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보이는 비망록이 오늘(7일)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게 인사청탁을 하고 그 댓가로 거액의 뇌물을 건넸다는 내용인데 인사청탁 내용과 금품 전달 일지가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었습니다.

김유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비망록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에서 공개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당선 직후인 2008년 1월부터 그해 5월까지 이 전 회장이 작성한 41장 분량의 메모입니다.

이 전 회장은 2008년 2월 23일,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이 전 대통령을 통의동 사무실에서 만났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진로로 금융위원장과 산업은행 총재, 국회의원 등을 얘기했고, 조금 기달리라고 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자신이 원하던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다른 사람이 내정되자 "증오감이 솟아난다. "이 전 대통령과 인연을 끊어야 하는지 괴롭다" 등의 메모도 남겼습니다.

또 3월 28일 쓴 메모에는 30억원을 지원했다, 옷값만 얼마냐,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는 것 아닌가, 모두 파렴치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 전 회장은 청와대에서 대통령 등을 면담한 내용도 상세히 기록했습니다.

검찰은 실제로 이 전 회장의 청와대 출입 기록을 확인한 결과, 메모 내용과 일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맏사위인 이상주 변호사와 친형 이상득 전 의원 등에게 22억여 원을 전달한 기록도 메모로 발견됐습니다.

검찰은 오늘(7일) 법정에서 공개한 이 전 회장의 비망록이 이 전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180807220049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