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혁신성장 위한 부처·기업·전문가 간담회
수소 충전소, 새로 건설 2년이나 걸려
수소 버스 3천대 확대.. 생산 라인이 없어
[한겨레]
“3년 전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부 쪽에 60번이나 연락했는데 단 한 번도 답이 없었습니다.”
기계산업 제품을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인 ’코머신’ 박은철 대표가 9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부처·기업·전문가 간담회’에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박 대표는 “사상 최악의 위기를 맞은 기계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 테니 정부가 관심을 갖고 네트워크를 구성해달라며 요청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지만 일관성이 부족해 “세금 낭비”라고도 평가했다.
기계산업 국제 전시회만 하더라도 50억, 60억원이 쏟아붓지만 매출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반면 온라인 플랫폼인 코머스 3년간 10억원 정도로 구축돼 올해 22개국 1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장봉재 리카본코리아 대표는 수소 충전소를 보급하면서 경험한 정부 정책의 시행착오를 소개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2016년 수소 충전소를 5년간 310개 보급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충전소 보급은 더디기만 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수소 충전소를 새로운 부지에 만들면서 부지 선정, 인허가 등에 2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그 이후 엘피지(LPG) 충전소를 수소 충전화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사업 방향을 변경했더니 비용과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 장 대표는 “새로운 경제라도 기존 산업을 끌어안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민간에서는 삼성전자·현대차·KT 등 대기업 임원도 참석했다.
윤혜정 케이티(KT) 부사장은 정부가 데이터거래소 설립을 검토한다고 하자,
“데이터거래소에서 데이터만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보관하고 분석하고 분석가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클라우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중소기업 업체를 통해 정부가 거래소 기반으로 갖추면, 그 거래소에서 데이터는 물론 그것을 처리하는 분석가도 거래할 수 있다”며 “데이터 전문가가 없는 중소기업도 융합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은 “국토부의 수소차 버스 확대와 같은 정책은 협력업체에 수요가 창출돼 산업생태계를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며 “중소 협력업체의 연구개발(R&D)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정부가 지원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김현미 장관은 업계의 입장에 공감하면서도 “기업들에도 겸허함이 필요하다”고 한마디 했다.
그는 “국토부에서 집계를 해보니 수소차 버스 수요를 3천 대 정도 만들 수 있더라. 1천 대를 먼저 도입하겠다고 했더니 기업에 수소차를 만들고 운반할 시스템이 없었다. 기업이 먼저 3천 대를 만들 수 있는 라인부터 깔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소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노력에는 기업과 정부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야 한다는 지적이다
.
이번 간담회는 미리 준비한 모두 발언도 없고 발언 순서도 정하지 않았다. 혁신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참신하고 진솔한 생각을 격의 없이 나눠보겠다는 의도였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4~5개 플랫폼 산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선정 기준은 3가지로 정했다.
첫째, 당장 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도태될 가능성이 있는 시급한 분야인지,
둘째,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10년 내 글로벌 리더로 발돋움할 수 있는 분야인지,
셋째 전 산업을 아우르는 인프라 성격이 있는 분야인지를 따져서 선정할 계획이다.
이찬우 기재부 차관보는 “(플랫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내년 예산부터 반영하되 5년 중장기 비전을 갖고 연간 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은주 기자 ejung@hani.co.kr
https://news.v.daum.net/v/20180809210602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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