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取중眞담] 한국당의 부동산 총선 공약으로 본 한국당이 꿈꾸는 나라
[오마이뉴스 신상호 기자]
지난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의 총선 공약 발표 기자회견. 이날 자유한국당은 '반문재인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분양가상한제는 폐지하고, 공시가격 인상도 막아 '세금 폭탄'을 제거하겠다는 것이 공약의 핵심 내용입니다.
이 자리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덕흠 의원도 함께 했습니다. 박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를 폐지하고, 급격한 공시가격 막아 세금폭탄을 제거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중산층에 대한 과세 형평성을 재고하고 세 부담을 완화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중산층의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박덕흠 의원 입장에서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주장인 것 같습니다.
부동산 총선 공약 기자회견 참석한 부동산 자산가
박덕흠 의원은 '부동산 부자'입니다. 지난해 1월 기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박 의원(배우자 등 가족 포함)의 부동산 자산 총액은 295억1398만 원입니다. 자산 순위를 매겨보면 국회의원 300명 중 3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소유 부동산 종류도 다양합니다. 자녀들이 소유한 부동산은 제외해도 그렇습니다.
박 의원 본인 명의로 된 아파트는 2채입니다.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 아파트(지분)와 충북 옥천군에 있는 아파트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는 상가도 1채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는 1000㎡가 넘는 대지를 비롯해, 경기도 여주군의 '창고'도 갖고 있습니다. 박 의원은 국민들 가운데 상위 2%만 낸다는 종합부동산세도 냅니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박덕흠 의원은 지난 2015년 종합부동산세로 1912만8000원을 납부했습니다.
만약 정부 방침대로 공시가격이 오른다면 박 의원이 부담해야 할 세금도 더 높아지겠죠.
적어도 박덕흠 의원은 현 정부 정책이 세금 폭탄이라고 불만을 터트릴 자격이 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시가격 인상, 종합부동산세 인상 등도 박 의원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박 의원께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지금 사시는 집을 제외한 나머지 집·땅을 전부 파시면 세금폭탄은 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유한국당은 이번 부동산 정책을 중산층 세금 폭탄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박 의원 같은 분을 중산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박 의원 같은 분이 중산층이라면, 전세 보증금 몇 억도 마련할 길이 없어 월세를 사는 분들은 뭐라고 해야 할까요?
자유한국당이 보는 중산층의 기준은 너무나 높아 보입니다.
부동산 자산 상위 30위 중 자유한국당 의원 16명
박 의원뿐만 아닙니다. 자유한국당에는 유달리 '부동산 자산가'들이 많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019년 기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부동산 자산이 가장 많은 의원 30명을 추렸는데요. 상위 30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의원이 16명입니다.
김세연 의원(가족 포함)은 300억1891만 원으로 자유한국당 의원 가운데 가장 많은 부동산 자산을 보유했습니다. 이어 박덕흠 의원, 심재철 의원(83억9488만 원), 강석호 의원(60억 원) 순이었습니다. 대부분 주택 2채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들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공직자 1주택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자유한국당은 그런 움직임조차 없습니다.
부동산 총선 공약으로 보건데, 자유한국당이 만들고 싶은 세상은 대략 이런 것 같습니다.
공시가격을 낮춰 부동산 부자들이 세금 덜 내는 세상,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해 아파트 분양가가 수억 원 부풀려 나오는 세상, 높아진 아파트 분양가가 집값 상승세를 견고하게 만들고, 부동산자산가들이 불로소득을 더 불리는 세상. 20~30대 청년들이 땀 흘려 돈 벌 생각 않고, 부동산중개업소만 돌아다니는 세상.
그렇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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