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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부동산 상설조사팀 뜬다..전국구 투기꾼이 '타깃'

천사요정 2020. 1. 28. 01:12

내달 부동산 상설조사팀 뜬다..전국구 투기꾼이 '타깃'

조사팀에 전담 특사경 투입.."주택거래허가제 유사 효과 거둔다"




(세종=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내달 21일 발족할 예정인 정부 부동산 상설 조사팀의 윤곽이 잡히고 있다.

수사만 전담하는 부동산 특별사법경찰이 투입돼 여러 지역에서 시장질서를 해치는 '전국구' 투기꾼에 대한 추적에 나서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특사경의 수사를 조율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다음달 21일부터 부동산 상설 조사팀이 출범해 불법전매와 실거래 신고법 위반 등 주택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직접 수사와 조사에 착수한다.

조사팀 신설은 국토부에 부동산 거래 신고 내용 등을 조사할 권한을 부여하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내달 21일 시행되기에 가능해졌다.


고가아파트 취득자 세무조사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고가아파트 취득자 세무조사 (PG) [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지금까지 부동산 거래 신고와 관련한 조사는 각 지자체가 맡아 왔으나 앞으론 주택정책 담당 부처인 국토부가 중요 사안은 직접 조사하고 필요시 수사까지 하게 되는 셈이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15명 내외로 구성되는 상설 부동산 조사팀을 구성하고 세종청사 내부에 사무실도 연다.

국토부 내 기존에 지정된 부동산 특사경 6명 외에 추가로 특사경을 지정해 증원하고,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지에서 직원을 파견받는다.

국토부 외 관련 기관 직원도 참여하게 되면 조사 속도가 훨씬 빨라지게 된다.

일례로 과거 부동산 구매 자금 조달 과정의 탈세가 감지되면 국토부가 국세청에 통보하고 이를 국세청이 넘겨받아 다시 조사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상설 조사팀에 파견된 국세청 직원이 바로 필요한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

주요 조사·수사 대상은 불법 전매와 청약통장 거래, 무자격·무등록 중개, 주택 구매 자금 조달 과정의 증여세·상속세 탈루 등이다.

국토부 특사경은 지금까지는 제도 운용 등 고유 업무를 하면서 필요한 경우 수사에도 참여했다면, 앞으로 만들어질 상설 조사팀에서는 오로지 수사 업무만 수행하게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말 그대로 국토부 내에 부동산 범죄를 수사하는 작은 경찰 조직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상설 조사팀이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직접 조사할 수는 없기에 여러 지방을 오가며 불법전매나 청약통장 거래 등 투기를 저지르는 전국구 투기세력에 조사와 수사 역량이 집중될 예정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부동산 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토부 관계자는 "지자체에도 부동산 특사경 조직이 운영되고 있어서 상설 조사팀은 여러 지자체에 걸쳐 있는 광역 사안을 골라서 집중 조사하거나 시장 과열이 일어나는 지역에 대한 특별 점검 등을 지자체와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사팀은 시장 과열지역에 대해서는 자금조달계획서를 정밀 분석하면서 주택 구입 자금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 탈세 등 불법을 찾아내고 부정 대출도 가려내게 된다.

국토부는 조사팀 운영을 통해 고가 주택에 대한 자금출처 전수 분석을 꼼꼼히 벌임으로써 주택거래허가제를 도입한 것과 비슷한 효과를 거둔다는 복안이다.

조사팀은 조사나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관련 기관에 요청해 받아볼 수 있는 권한도 부여받았다.

한국감정원에도 국토부 상설 조사팀을 보조해 각종 통계 분석과 시장 감시 등의 역할을 맡는 40명 규모의 전담 조직이 신설된다. 조직은 감정원 지사의 기존 인력 30명에 본사 인력 10명이 충원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상설 조사팀 신설에 맞춰 부동산 신고 요건도 까다로워진다.

우선 내달 21일부터는 실거래 신고 기한이 계약일 60일 이내에서 30일 내로 단축된다. 이는 부동산 통계의 왜곡을 막고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부정 발생 소지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소 상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강남의 부동산 중개업소 상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동산 거래를 신고한 이후 계약이 취소될 경우에도 이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이는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자전거래'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자전거래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는 시기에 호가를 올리기 위해 시장 상황보다 고가에 주택 매매가 이뤄졌다고 허위 신고하는 행위다.

3월 중순부터는 부동산 구매 자금조달계획서 내용이 대폭 보강되고, 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주택 매수자는 계획서 내용을 증빙할 서류도 직접 제출해야 한다.

주택 구매 자금 중 증여받은 돈이 있다면 누구로부터 증여받았는지 밝혀야 하고 자금을 지급할 때 계좌이체 대신 현금을 줬다면 왜 굳이 그렇게 했는지 이유를 소명해야 하는 등 신고서 내용이 매우 깐깐해진다.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도 기존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주택에서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3억원 이상 주택과 비규제지역 6억원 이상 주택으로 확대된다.

강화된 자금조달계획서는 상설 조사팀의 조사 역량을 훨씬 높여줄 수 있는 수단이 될 전망이다.


banana@yna.co.kr

https://realestate.daum.net/news/detail/main/2020012708022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