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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CG ‘건설업 진단 보고서’ 국토부에 전달…업계 메가톤급 파장 촉각

천사요정 2017. 12. 29. 15:04

15억 들인 보고서 극도 보안 속 검토 착수
오는 2월 발표 예정
국토부 “업계 목소리 담아 살생부는 없을 것”
스마트건설ㆍ4차산업 대응안 담겨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2018년 건설경기 불황으로 업계의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 속에 세계적인 컨설팅 업체가 분석한 국내 건설산업 경쟁력 진단 결과가 최근 국토교통부와 건설 단체에 통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를 토대로 한 건설업 발전 방안을 오는 2월 공개할 예정이다. 하도급에 치우친 건설업의 업역ㆍ생산구조 개편을 촉발할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 올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국토부ㆍ업계에 따르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진행한 ‘4차 산업혁명 대비 건설산업 경쟁력 진단’ 용역의 결과가 최근 국토부 등에 전달됐다. 건설단체가 용역비 15억원을 댄 결과물이다. 

국토부는 극도의 보안 속에 이 보고서를 들여다 보고 있다. 건설업 위기극복을 위한 장기 로드맵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방안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적으론 스마트 건설기술 발전과 4차 산업혁명 접목안 등 국내 주택ㆍ사회간접자본(SOC) 부문 위축과 수주 절벽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내용이 다수 포함된 걸로 전해졌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업계에선 BCG의 이번 용역 결과가 인위적 구조조정, 살생부 작성의 사전단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그러나 ‘건설사 살생부’가 아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다. 

국토부 건설정책과 관계자는 “업계에서 용역비를 지원하고 부처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이른바 ‘살생부’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며 “컨설팅 과정에서 건설협회와 연구기관들이 참여해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의 체질과 구조를 바꾸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다만, 이 보고서가 현장에 착근될 수 있는 정책 개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선ㆍ석유화학 등 앞서 경쟁력 하락을 경험한 업종에 대한 유력 컨설팅 업체의 보고서가 현실적인 조언이 되지 못한 선례도 있다. 특히 건설업이 주문형 단독공정 위주로 돼 있어 4차 산업혁명을 접목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한 건설 관련 협회 관계자는 “건설산업의 환경이 악화하면서 4차 산업혁명이란 트렌드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출발점이었지만, 정부가 선진국의 사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책으로 반영할지가 관건”이라며 “3차 산업혁명의 내용조차 흡수하기 힘들다는 일부 외국계 건설사의 지적처럼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건설사들이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건설업의 체질개선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됐다. 더딘 유가 회복세와 중동을 제외한 수주액 감소로 국내 건설사들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7년 해외건설 수주액(27일 기준)은 290억600만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2006년 165억 달러를 수주한 뒤 11년간 두번째로 작은 규모다. 설상가상으로 국내에선 후분양제 논의와 건설투자 위축 등으로 건설사는 단기 자금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는 이번 ‘BCG보고서’를 정부 차원의 산업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하는 데 반영해 공정성과 부처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했던 석유화학 경쟁력 진단 보고회처럼 국토부가 단독으로 발표할 수도 있겠지만 기획재정부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공동으로 발표할 수도 있다”고 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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