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제조업계 공급망 마비와 수요 쇼크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2차 후폭풍이 지구촌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은 소비자부터 주요국 대기업까지 디폴트 리스크가 크게 고조된 것. 이른바 '차이나 머니'로 돈잔치를 벌였던 신흥국도 경제 위기 속에 갚을 길이 막막하다.
트럼프 행정부를 필두로 각국이 대규모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진화되지 않을 경우 연쇄 디폴트를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경고다.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3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2월 중국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연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이징 소재 온라인 여신 업체인 취뎬의 고객들 연체율은 지난해 말 13%에서 2월 말 20%로 치솟았고, 중국 최대 소비자 여신 업체인 중국초상은행은 연체율 급상승에 따라 이달부터 신용카드 영업을 중단했다.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중국인이 지난달에만 800만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 활동 재개가 늦춰지면서 개인 파산이 쓰나미를 이룰 전망이다.
신용카드와 모기지 대출까지 중국의 가계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55조위안에 달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부채 규모는 2015년 이후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아틀란티스 파이낸셜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 디폴트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약 1%에서 최근 4%까지 뛰었다.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328만건에 달했다.
갑자기 수입이 끊어지면서 신용카드부터 오토론, 학자금 대출까지 연체와 디폴트가 봇물을 이룰 것이라는 우려다.
워싱턴의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틴 코르젬파 연구원은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본격화된 개인 파산이 미국과 주요국 곳곳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실물경제가 마비되면서 전세계 실직자가 2500만명에 이르는 한편 이에 따른 소득 결손이 3조4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UBS는 중국 은행권의 무수익 여신이 5조2000억위안까지 불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요 업계 전반에 걸쳐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데 따라 한계 기업들을 중심으로 디폴트와 파산이 속출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적신호가 두드러진다. 영업을 중단한 음식점부터 벼랑 끝에 내몰린 대기업까지 임대료와 납품 업체 대금 지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본격화된 일시 해고와 폐업 등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깊은 불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에 따르면 소매업과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미국 기업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나이키는 영업점 임대료를 절반만 우선 지급하는 내용으로 건물주들과 협상을 벌이고 있고, 유통업체 TJ맥스는 납품 업체 대금 결제가 크게 밀렸다.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과 멕스 웨어하우스는 자금난이 가중되는 가운데 수 천명의 직원을 일시 해고하거나 무급 휴가 처리했고, 치즈케이크 팩토리 역시 운전자금 부족에 27개 영업점을 폐쇄한 한편 4만1000명에 달하는 시급 근로자들을 감원했다.
전체 직원의 약 90%에 달하는 인력이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마르커스 앤드 밀리챕에 따르면 이번주 초 미국 소매업계와 외식업계가 지불해야 하는 영업점 임대료가 총 200억달러에 달하고, 상당수의 업체들이 이미 임대료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 놓았다.
미국 의회가 2조달러에 달하는 자금줄 공급을 승인했지만 실제로 부양책이 본격 시행되기 전 이미 각 업계는 파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류 소매 업체 어반 그레이프의 헤들리 더글라스 대표는 WSJ과 인터뷰에서 "임대료부터 각종 유틸리티, 신용카드에 납품 업체 대금 결제까지 4월1일 모두 막아야 하지만 감당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경제 전반의 침체 리스크와 상품 가격 급락 속에 수 십개의 신흥국도 일촉즉발의 디폴트 위기다.
나이지리아와 스리랑카 등 이른바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포함된 신흥국들이 수 천억 달러 달하는 차이나 머니에 기대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나섰지만 이를 상환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코로나19 충격에 중국 부채가 맞물리면서 신흥국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http://www.newspim.com/news/view/202003310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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