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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기자 양팔 끌어당겨 제압해놓고 "기자인 줄 몰랐다"

천사요정 2022. 6. 12. 11:33

장세욱 부회장에 질문한 매일노동뉴스 기자 물리력 제지 논란
“몰랐다”…“말 안 돼” 노동단체 “책임 외면하며 입맛 맞는 질문만”

 

고 이동우씨 산재 사망과 관련해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에게 질문하려는 기자를 동국제강 측이 물리력으로 제압해 취재를 막는 일이 일어났다.

매일노동뉴스 측에 따르면, 홍준표 매일노동뉴스 기자는 지난 9일 오전 11시50분께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아트홀을 찾은 장세욱 부회장에게 소속과 이름을 밝히고 “동국제강이 수상하신 것을 축하 드린다”며 “이동우 씨 사고에 대해서 어떤 입장이신가”라고 질문했다. 동국제강 최고경영자인 장 부회장은 이날 ‘철의 날’ 기념행사 참석 차 행사장을 찾았다 자리를 뜨려던 참이었다.

장 부회장이 이에 답하지 못하자, 동행하던 홍보팀 직원이 “오늘은 즐거운 날이니 (질문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홍 기자는 “그 순간 김아무개 실장이 홍 기자의 양쪽 팔을 뒤에서 세게 잡아채 30~40초가량 잡아당겼다. ‘놓으라’고 소리치며 뿌리쳤지만 더 억세게 움켜잡아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그 사이 장 부회장은 자리를 떴고, 뒤따라갔지만 이미 건물을 빠져나간 뒤였다”고 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사진 왼쪽 세 번째)이 9일 오전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3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회사 관계자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매일노동뉴스 홍준표 기자 제공

홍 기자는 “김 실장은 움켜쥔 손을 푼 뒤에도 욕을 하거나 때리려는 것 같은 표정과 자세를 보였다”며 “‘명백한 취재 방해이자 폭행’이라고 항의하니 갑자기 ‘죄송하다’고 했다”고 했다. 사태 직후 15분쯤 뒤 동국제강 홍보팀이 김 실장과 함께 홍 기자에게 전화한 뒤 찾아와 “기자인 줄 몰랐다”고 사과를 하며 “회사(매일노동뉴스)에 잘 얘기해 달라. 나중에 식사 자리를 마련해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홍 기자는 “기자인 줄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현장에 기자들이 아주 많았고, 신분 확인 절차를 거쳐 입장했다. 노트북을 든 채로 핸드폰을 들어보이고 장 부회장에게 말을 걸었고, 소속과 이름을 밝힌 뒤 인사를 건네고서 질문했다”고 했다. 이날 홍 기자를 포함한 취재진은 행사 주최 측에 명함을 제출하고 행사장에 입장했다.

동국제강 홍보 관계자는 10일 통화에서 “(기자와 사측의) 접촉이 있었던 게 맞다. 취재 방해하려는 의도는 없었다. (김 실장은) 언론 전담 임원이 아닌데 다른 곳에서 올라와 상황을 접하고 경황이 없어 벌어진 일”이라며 “추후에 직접 뵙고 진심으로 사과를 전했다”고 말했다.

홍 기자는 “이날 장 부회장에게 △사측이 유족과 7차례 교섭에서 공식 사과와 배상 논의를 원점으로 되돌린 것을 보고 받았는지 △유족 요구에 대한 입장 △공개 사과 의향을 질문하려 했지만, 동국제강 측의 물리력 행사로 결국 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3월21일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사고로 숨진 고 이동우씨 유족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장세욱 부회장에게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포스코센터에 진입하려 했지만 주최 측에 가로막혀 농성 중이다. 사진=매일노동뉴스 홍준표 기자 제공

이동우 씨는 지난 3월21일 경북 포항의 동국제강 포항공장에서 크레인 보수작업을 하던 중 크레인이 작동해 안전벨트에 몸이 감겨 숨졌다. 작업 당시 신호수는 배치되지 않았고 안전장치와 안전망은 설치되지 않았다. 유족 측은 원청의 제대로 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이 지원모임과의 7차에 걸친 교섭 과정에서 번복을 거듭하면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에 유족 측은 이날 포스코센터를 찾아 오전 10시30분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고 이동우 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 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은 “유족의 최소한의 요구를 흥정거리로 만들면서 안전문화를 운운하나”라며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피해배상 문제를 하루빨리 매듭 지으라”고 요구했다. 유족과 활동가들은 이날 장 부회장과 면담을 요구하기 위해 행사장에 들어가려 했지만 주최 측에 가로막혔다.

‘지원모임’은 11일 취재 방해 행위에 입장문을 내고 “책임져야 할 문제는 외면하며, 입맛에 맞는 질문만 허용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입으로만 안전문화 운운하며 현실에서는 이윤의 극대화 외에는 관심이 없는 기업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동국제강에서 5년간 6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사망했다. 그러나 사과문 한장 쓰는 데에도 진정성 있는 마음을 담기보다는 법적인 책임에 눈꼽만큼도 인정하지 않고 피해 가려 단어 하나, 토씨 하나를 고르고 있다”며 “한 노동자의 생명의 무게에 대한 책임을 지고, 다시 이런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세우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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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동우씨 산재 사망과 관련해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에게 질문하려는 기자를 동국제강 측이 물리력으로 제압해 취재를 막는 일이 일어났다.매일노동뉴스 측에 따르면, 홍준표 매일노동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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