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밝혀진다/윤석열안철수MB

대통령은 빵 사러 갔고, 일본은 움직였다

천사요정 2022. 7. 10. 22:21

‘첫 백일’이 중요하다. 대통령 취임 후 백일을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국민통합을 이룬 본보기로 미국에서는 루스벨트를 꼽는다. 그가 1933년 취임하였을 때, 미국 성인의 25%는 실업자였다. 은행조차 망해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의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 리더십이 아직 신선하고 새로울 때를 잘 이용했다. 선거 승리를 쟁취한 권위가 최고조에 달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첫 백일에 약 20개의 ‘뉴딜’ 법률안 입법을 밀어붙였다. 아직도 살아 있는 농가신용법과 긴급은행법, 국가산업부흥법 등이 탄생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지금 행동하자’고 호소했다. 그의 첫 백일은 미국을 뭉치게 했다. 미국을 위기에서 구했고 새로운 미국의 시대를 열었다.

송기호 변호사

한국의 제20대 대통령이 당선된 지 백일이 지났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헌법기관으로서의 대통령이기에, 나는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행동으로도 보여 주었다.

 

그래서 묻는다. 대통령은 당선 후 백일 동안 무엇을 하였는가? 돌아보니 많은 일이 있었다. 대통령은 청와대를 나왔다. 아니 아예 들어가지 않았다. 살던 아파트에서 계속 살고 있다. 그곳은 국가안보 비상상황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전한 대응이 가능한 장소인가라는 평가와 점검을 받은 곳이 아니다. 비극적인 1995년의 삼풍백화점 붕괴 장소에 지은 아파트일 뿐이다. 첫 백일에 대통령은 스스로 국가안보의 공백을 만들었다. 대통령이 이사할 한남동 관저 공사가 완공될 때까지 비상상황이 없기를 국민들이 두 손 모아 기도하게 만들었다.

 

대통령은 금융감독원장과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중요 국가기관 책임자를 검사들로 채웠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민변 출신 인사로 ‘도배’를 했다고 과거를 탓했다. 신선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할 첫 백일에서 실패한 상징적 사건이었다. 그리고 시골 마을에서 전임 대통령에게 가해지는 혐오와 증오의 욕설 폭력, 동네 사람들의 일상마저 파괴하는 범죄를, 사실상 용인했다.

 

대신 대통령은 부인과 함께 빵을 사러 빵집에 가고, 극장에 가서는 함께 팝콘을 먹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첫 백일은 온전히 국민을 위한 금같은 시간이다. 아내를 위한 시간이 아니다.

 

그사이 일본이 움직였다.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하자마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추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전격 가입했다. 이 기구에서 미국은 디지털 통상, 국경 간 정보 이동 등에 관한 국제 규칙을 주도하여 반중 경제동맹을 만들려고 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통상절차법에서 정한 공청회나 국민 의견 제출, 그리고 경제적 타당성 검토 절차의 어느 하나도 거치지 않았다. 국민은 의견을 제출할 공법상의 권리를 행사할 기회조차 차단당했다.

 

이렇게 급하게 IPEF에 가입했다. 그러면서도 이 기구를 장차 한국의 통상, 특히 이번 달에 제12차 각료회의에서 수산보조금 철폐, 코로나19 백신 특허권 공용 사용 등을 결정한 세계무역기구(WTO)와 어떤 관계에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하여 국민에게 설명을 하지 않는다. 한국에는 164개 회원국에 평등한 기구이고 세계 무역량의 98%에 적용되는 WTO가 정상화되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 그럼에도 IPEF는 중국을 견제하는 경제동맹체이기 때문에 WTO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하여 정부는 일본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조차 중간 점검 없이 계속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일본이 완전히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이 협정은 일본이 동의하지 않으면 가입할 수 없다. 일본은 한국의 가입 협상에서 후쿠시마 주변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의 해제 등을 요구할 것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강제 노동의 역사적 진실을 부인하는 일본이 오히려 CPTPP에 가입하려는 한국에 ‘국제법 준수’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일본은 한국 대통령과의 공식적인 정상회담을 거절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외교부 장관은 지난 15일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정상화’를 말했다. 그러자 일본은 이 협정이 작동하고 있는데 ‘정상화’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만일 외교부 장관이 말하려고 한 비정상적 상태가 한국이 언제든지 협정을 종료할 수 있다는 상태를 의미한다면, 결국 일본은 한국의 일방적 종료권한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외교부는 일본의 태도에 대해 명확히 반박하고, 한국이 언제든지 종료시킬 수 있다는 한국의 종료권한 근거 문서를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https://m.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206220300065

 

[정동칼럼] 대통령은 빵 사러 갔고, 일본은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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