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불법적 자의적 권력 행사의 희생양"
'배터리아저씨'로 불리는 박순혁 작가는 지난달 30일 <더팩트>와 인터뷰에서 금융 당국의 불법적이고 자의적 권력행사의 희생양이 됐다고 울분을 토로했다. /임영무 기자
박순혁 작가를 가리키는 수식어는 다양하다. 2차전지 열풍의 선봉장으로 선 그는 '배터리 아저씨'라고 불려왔다. 공매도 제도 개선을 외치며 금융당국에 맞서면서 '증권가 다윗'이라는 이름표도 달았다. 2차전지부터 공매도까지 증권가 뜨거운 감자에 서 있는 그를 지난 4월에 이어 다시 만났다. 6개월 전 <더팩트>와 인터뷰 당시 계좌를 공개한 박 작가는 이번에도 휴대폰을 꺼내 보였다. 최근 2차전지 종목이 약세장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6개월 전과 다름없이 의연한 태도였다. 오히려 좋은 매수하기에 좋은 기회를 줘서 더 샀다고 했다. 공매도 특권 카르텔을 깨야 한다고 할 때는 목소리를 높였다. 격정적으로 진행된 2시간여 인터뷰를 <상>, <중>, <하>편으로 나눠 싣는다. <편집자주>
☞<상>편에 이어
박순혁 작가는 그간 '금융당국 카르텔'의 폐해를 집중적으로 역설해왔다. 공매도와 관련해서는 제도적 문제도 있지만, 제도를 편파적으로 카르텔에 유리하게 적용하는 문제가 사실상 가장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앞서 박 작가는 지난 9월 26일 국회에서 진행된 '공매도, 정말 이대로 괜찮은가?' 토론회에서도 "금융당국은 공매도 기관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열을 올렸다. 그는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2차전지 과열을 두 번에 걸쳐서 지적했다. 2차전지가 너무 고평가 돼 있으니 주가가 올라가지 못하도록 막겠다고 언급했다"면서 "금감원은 주식 시장을 공정하게 관리하는 심판의 역할인데, 심판이 운동장에 뛰어 들어 공을 찬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당시 박 작가는 "금감원 출신이 재취업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 'OOO'"이라는 설명도 덧댔다. 그는 "금감원이 법률행사를 자의적으로 하기 때문에 로비스트로 활용할 수 있는 금감원 출신을 OOO에서 뽑는 것"이라면서 "공매도 기관과 금융당국이 '끼리끼리'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일반 시민편이 아닌 외국계 기관 투자자와 롱숏펀드의 편이 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박 작가는 본인이 금융당국의 불법적인 자의적 권력행사의 희생양이 됐다고 주장했다. 대외 홍보를 맡은 회사 금양과의 계약도 파기 당하고 30억 원가량의 재산 피해를 입었다는 설명이다. 겸업 논란의 배경이던 넥스테라투자일임에서도 타의적으로 물러났다고 토로했다.
박 작가가 금융당국의 문제점 가운데 우선적으로 꼬집은 건 지난달 27일부로 막을 내린 국정감사에서의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태도와 자세였다. '선거'라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국회에 임하는 태도가 불량했다는 지적이다.
박 작가는 "소통에서 가장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태도와 자세다.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며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국감에서 턱을 괴고 있는 모습은 말이 안 된다. 국회는 마땅히 존경의 대상이어야 한다. 국회를 무시한다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순혁 작가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과만 두 차례 해외순방에 나선 것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임영무 기자
다른 한편으로 박 작가는 김 금융위원장이 국감에서 성의 없었던 것은 금감원의 '월권' 때문이니 수긍이 된다는 식의 이야기를 보태기도 했다. 박 작가는 "법률상으로는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장 위에 위치한다. 하지만 이복현 금감원장이 대통령의 총애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악용하면서 한국은행장이나 금융위원장의 역할을 다 하고 있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제3장 제1조 제24조(금융감독원의 설립)는 '금융위원회나 증권선물위원회의 지도‧감독을 받아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 등을 수행하기 위하여 감독원을 설립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 작가는 "관치금융을 벗어나기 위해 과거 금감원이 별도 무자본 특수법인으로 나온 것인데, 현재 금감원은 하나의 권력화가 됐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며 변질됐다"며 "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만을 주요 업무로 해야 하지, 금융정책이나 금리정책에 관여할 자격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박 작가는 이복현 금감원장이 해외 순방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만 두 차례 동행한 것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준법감사부문 대표와 이 원장이 처남-매제지간인 것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과거 시장에서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이강혁 대표의 연결고리가 금융당국의 공정한 직무수행에 장애물이 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낸 바 있다. 이에 금감원 측에서는 이 원장을 인척 관계로 얽힌 회사의 검사 업무에 관여하지 않도록 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다. 금융위원회 설치법(제11조 4항)에 따르면 배우자, 4촌 이내의 혈족, 2촌 이내의 인척 또는 자기가 속한 법인과 이해관계가 있을 경우 심의·의결과정에서 제척된다.
그럼에도 박 작가는 "라임특혜 환매의 주체가 미래에셋증권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금감원이 미래에셋증권과 연거푸 해외 순방에 나선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연신 강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금감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소한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환매를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작가는 "금감원이 김상희 의원을 라임 환매 의혹 이야기에서 누설한 것은 제68조(벌칙)에 해당하는 사례"라고 견해를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장과 금감원이 업무과정에서 법을 지키는 것이 법치주의"라면서 "현재의 금감원이 과연 법을 지키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하>편에서 계속
<관련 기사>
[박순혁의 '격정 토로'<상>] "에코프로 손절? 지금은 살 기회, 난 더 샀다"
https://n.news.naver.com/article/629/0000247033?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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