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9억 초과 주택 자금조달계획서 세분화…증빙서류 10종 넘어
이르면 올해 3월부터 시세 9억 초과 주택 구입자는 본인 예금잔고를 비롯해 주식, 채권 등 각종 금융자산의 세부 내역을 정부에 제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주택 구입자에게 자금조달계획서 증빙자료 제출 및 신고항목 구체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주택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이달 초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은 투기과열지구 9억원 초과 주택거래 신고시 자금조달계획서와 함께 법령에서 정하는 증빙자료를 반드시 제출토록 규정했다.
일반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매매대금에서 자기자금과 차입금이 각각 얼마인지만 기재하면 됐는데, 정부는 법령 개정을 통해 △예금 △주식·채권 매각대금 △증여·상속 △현금 △부동산 처분대금 △금융기관 대출 △임대보증금 △회사지원금, 사채 등 기타 차입금 등 8개 항목으로 세분화해서 관련 증빙서류를 첨부토록 했다.
개정안에 기재된 관련 세부 증빙서 예시 항목만 잔고증명서, 예금잔액증명서, 증여상속세 신고서, 납세증명서, 소득금액증명원,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 부동산매매계약서, 부동산임대차계약서, 금융거래확인서, 부채증명서, 금융기관 대출신청서, 금전 차용 증빙서류 등 12개에 달한다.
본인 자금 외에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별도 지원을 받거나 금융기관 대출까지 고려하면 10여 종 이상의 증빙서류를 내야할 수도 있다.
만약 주택대금을 모두 현금(수표)으로 지불했다면 구체적인 취득원과 그런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도 별도 소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조달계획서와 관련 증빙서류는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아파트 중위가격(매매가격 중간값)이 서울은 8억9751만원, 수도권은 5억256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고려하면 서울은 물론 웬만한 수도권 지역 아파트 구입자들도 자금조달계획서와 증빙서류 의무제출 대상이 되는 셈이다.
국토부는 오는 2월 12일까지 입법예고 의견청취를 진행하고 규제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3월부터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와 관련 국토부는 "주택 취득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과열 우려가 있는 지역의 투기적 수요와 이상거래의 효율적 조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은 해외에서 비슷한 입법 사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고강도로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별도로 제출한 규제영향분석서에서 "목적, 수단간 비례적 타당성이 있다"며 규제 내용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https://news.v.daum.net/v/20200107110906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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